- 개인(단체)이 자비로 낙찰→국가 헌납 방식 유력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웬왕조(Nguyen) 2대임금 민망왕(明命, 1791~1841)시대 금인(金印)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됨에 따라 베트남 문화재청이 이를 반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일 프랑스 경매회사 밀론(Millon)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31일 경매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베트남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오는 11일로 한차례 연기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프랑스 경매에 출품되는 금인이 진품인 것을 확인했으며, 경매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내 반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문화재청은 이전에도 유물을 반환받은 사례가 있다. 반환 방법은 ▲개인이나 단체가 기부금으로 유물을 낙찰받은 후 반환 ▲개인이나 단체가 자비로 낙찰받은 유물을 국가에 헌납 ▲약탈한 문화재를 소유한 국가가 원소유국의 요청에 따라 자발적 반환 등의 방법이 있다.
현재 문화재청은 개인이나 단체가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은 뒤 국가에 헌납하는 방법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인의 환수는 단순히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되찾는 것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개인이나 단체에 자발적 입찰과 헌납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하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및 주프랑스 베트남대사관은 ‘응웬왕조 민망왕 시대 진귀한 금인’이라고 소개된 이 유물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될 것이란 소식을 전해듣자 곧바로 진위 여부 확인과 함께 이를 반환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금인에는 왕을 의미하는 ‘브엉(Vuong)’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호앙데 찌바오(Hoang De Chi Bao 황제 보물)’ 글귀도 새겨져 있다. 또 제작 일시는 민망왕 4년(1823년)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금인이 실제로 반환된다면 200년만의 귀향인 셈이다.
밀론에 따르면 금인은 높이 10.4cm, 무게 10.78kg으로, 경매 시작가는 200만~300만유로(197만~296만달러)로 예상된다.
응웬왕조시대의 유물은 이미 수차례 국제경매에 출품돼 낙찰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응웬왕조시대 익선관(翼善冠) 유물이 스페인 경매에 출품돼 60만유로(59만2850달러)에 낙찰됐고, 함께 출품된 왕실 의복은 3만5000유로(3만4580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응웬왕조 4대 뚜득왕(Tu Duc)의 옥그릇이 파리 경매에서 84만5000유로에 낙찰되었고, 가장 최근인 지난 1일에는 응웬왕조 12대 카이딘왕(Khai Dinh)의 황금그릇이 프랑스 밀론 경매에서 67만2000달러에 낙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