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수상, 국제적 명성 얻어
- 김대중 전 대통령 평화상 이후 한국인 두번째 노벨상…시상식 12월11일
[인사이드비나=이영순 기자]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드디어 탄생했다. 소설가 한강(53)이 쾌거의 주인공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이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며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나 서울 풍문여고,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이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2014년 만해문학상 수상)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또한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몽고반점’(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 '바람이 분다 가라'(2010년 동리문학상), '희랍어 시간',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 문학상) 등도 한강의 주요작품이다.
한강의 집안은 문학가 집안이다. 부친은 물론이고 오빠 한동림씨도 소설가이며, 남동생 한강인씨 역시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린다. 남편은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